칼럼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동의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작성일 25-10-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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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좋아서 만났는데 왜 처벌을 받나요?”


성범죄 사건을 맡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하지만 법은 개인의 감정이 아닌 연령과 관계의 구조로 판단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면, ‘동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아무런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도덕적 논란이 아니라, 형법이 정한 엄격한 기준의 영역입니다.

 


 의제강간의 기준과 3년 이상 징역

 

현행 『형법』 제305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강간), 제298조(강제추행) 등의 예에 의한다.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동일하게 처벌한다.

 

이 규정의 핵심은 ‘동의 여부가 아닌 연령 자체가 범죄 성립의 기준이 된다’는 점입니다.

13세 미만 아동은 절대적 보호 대상이기에 어떤 형태의 동의도 의미가 없고,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경우에도 상대가 19세 이상이면 ‘의제강간’으로 간주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즉, 성인과 미성년자 간 성관계는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범죄가 성립하는 구조입니다.

 

이 구간에서 법은 ‘사랑’이 아니라 ‘책임’을 묻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받기 어려운 연령대에서,

나이 차이와 사회적 영향력은 곧 법적 지배력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금전·이익이 오간 관계와 아청법 적용

 

문제는 단순한 성관계를 넘어 ‘대가성’이 개입된 경우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이를 명확히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①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사는 행위’는 단순히 돈을 건넨 경우뿐 아니라,

숙박비 지원, 선물 제공, 교통비 지급 등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 전부 포함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SNS나 채팅앱을 통한 접근, 숙박 제안, 촬영 요청 등이

모두 ‘성착취 목적 유인행위’로 평가되는 흐름입니다.

즉, 실제 성관계가 없더라도 성적 목적의 대화만으로도 미수범으로 기소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나이 인식 부재 주장과 입증의 한계

 

많은 피의자들이 “나이를 몰랐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몰랐다’는 진술이 아니라, 정말로 인식할 수 없었는지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외모·언행·대화내용·만남 경위 등을 통해

상대가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이는 고의가 없더라도 ‘미필적 인식’으로 간주됩니다.

 

결국 ‘몰랐다’는 주장을 인정받으려면 객관적 증거가 필요합니다.

처음 대화를 나눈 SNS 캡처, 상대가 자신을 성인으로 소개한 내용,

만남이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제3자의 증언 등

구체적인 정황을 종합해야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의 전략이 개입되지 않으면,

무의식적인 발언 하나로 오히려 ‘알고도 그랬다’는 판단을 받을 위험이 큽니다.

 


수사 초기 진술이 결과를 좌우한다

 

미성년자 대상 사건은 일반 성범죄보다 수사가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체포나 압수수색이 가능하며,

피의자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분석이 통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첫 소환 조사 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수사기관은 첫 진술을 기준으로 ‘일관성’을 판단하고,

조사 과정에서 단어 선택 하나로 ‘고의’가 입증되기도 합니다.


진술의 초점은 ‘관계의 맥락’과 ‘상대방 인식의 한계’에 맞추어야 하며,

불필요한 감정적 해명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즉, 수사는 ‘사실의 싸움’이 아니라 논리와 구조의 싸움입니다.

 


유죄 판결 이후에 남는 무거운 보안처분

 

많은 피의자들이 형량만을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형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이 보안처분입니다.


신상정보등록,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청소년 관련기관 및 공공기관 취업제한명령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고, 단순히 직업 선택의 제한을 넘어

사회적 관계 단절, 가족 내 갈등, 재취업 불가 등의 현실적 불이익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취업제한명령은 교육·복지·공공서비스 업종 대부분을 포함하므로,

한 번의 판단 실수가 인생 전체의 경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 단계에서 사건을 정확히 정리하고,

유죄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법의 경계, 복잡한 현실

 

미성년자 성관계 사건은 단순히 조문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연령 차가 크지 않은 연애 관계였거나,

상대가 스스로 나이를 속였던 경우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법은 이런 사정을 감정적으로 보지 않고,

당시 피의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무엇을 인식했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결국 사건의 결과를 바꾸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논리이며,

논리를 설계하는 것은 바로 법률가의 역할입니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억울함’보다 ‘체계적인 입증’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 단계에서는 감정보다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성범죄 사건,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미성년자 성관계 혐의는 대부분 피의자의 예상보다 빠르게 수사가 진행됩니다.

경찰 조사 한 번의 진술, 문자 몇 줄, 삭제하지 않은 메시지 하나가

유죄로 이어지는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응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이어야 합니다.

 

형법 제305조와 아청법 제13조는 매우 냉정한 조항입니다.

이 두 법이 교차되는 사건은 법리적 판단과 사실관계 분석이 정밀하게 맞물릴 때만 방어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반드시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초기 진술부터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 판단이, 앞으로의 인생 전체를 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